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저는 올해 크리스마스도 투석실에서 시작했습니다. 투석치료는 이틀 이상 건너뛰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석실은 365일 중 일요일만 문을 닫습니다. 출근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가족과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짧았지만, 충분히 따뜻한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연말이 되면 저는 한 해를 돌아봅니다. 늘 앞만 보며 달려오던 제가 이 시기만큼은 잠시 숨을 고르고 뒤를 돌아봅니다. 올해는 꽤 많은 글과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돌이켜보니, 그 모든 결과의 밑바탕에는 지난 수년간 쌓아온 습관이 있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글을 쓰고, 운동을 하던 일상, 그 작은 습관들이 모여서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매년 "아쉬웠다"는 말로 한 해를 정리하곤 했는데, 올해는 조금 달랐습니다. 참 부지런히, 무언가를 만들어낸 한 해였습니다. 예년과 올해의 가장 큰 차이는 '마감'이었습니다. 영상을 만들든, 글을 쓰든, 협업을 하든 마감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게 했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반드시 마침표를 찍게 했습니다.
인생에도 마감이 있다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자꾸 미루는 버릇이 있다면 인생에도 마감을 설정해보는 건 어떨까 하고요.
우리는 삶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합니다. 운동해야 하고,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나중에"라는 말을 쉽게 꺼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인생에 마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사람들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지금의 삶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면,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게 됩니다.
당연한 내일은 없다
사실 저는 의욕은 넘치지만 행동은 자주 미루던 사람이었습니다. 일과 육아로 정신없는 날들 속에서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운동도 하겠다고 '생각만'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저를 움직이게 만든 건 투석실에서 만난 환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일주일에 세 번씩, 내일 만나는 것이 당연했던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몇몇 환자분들은 병원에 오지 않았습니다.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나누었던 대화는 무엇이었는지, 그날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곤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알 수 없는 이유로 전해진 부고 앞에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당연한 내일은 없다는 것을요. 저 역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아와 아이를 꼭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가장 먼저,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미루는 습관의 반대말은
의지가 아니라 '마감'이다
운동이든, 금연이든, 식단 조절이든 "나중에"로 미루는 건 어쩌면 영원히 하지 않겠다는 선언일지도 모릅니다. 자꾸만 미룬다면, 의욕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마감을 먼저 만들어보세요.
단, 마감일이 멀면 안 됩니다. 너무 먼 마감은 또 다른 미루기의 시작일 뿐입니다. “다음 달에는”, “내년에는” 같은 미래의 마감은 다시 미루기 좋은 핑계가 됩니다.
건강 습관처럼 매일 반복되어야 하는 일일수록
가능하다면 ‘오늘’을 마감일로 정해보세요. 👉 마감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시간을 잘게 쪼개는 것입니다.
-
오늘 언젠가 운동하기 ❌
- 오늘 잠들기 전까지 6,000걸음 ⭕
👉 시간과 장소가 구체해질수록 뇌는 그 일을 ‘해야 할 일’로 인식합니다. 막연한 다짐은 생각으로 끝나지만, 구체적인 마감은 행동을 부릅니다.
특정 요일을 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
수요일: 영상 업로드 마감
-
금요일: 습관 처방전 뉴스레터 마감
마감이 있는 요일이 다가오면 몸과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아주 작은 행동이라도 하게 됩니다. 자료를 조금이라도 찾아보고, 문장 한 줄이라도 써보는 거죠. 완벽해서가 아니라 마감이 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겁니다.
✨마감은 미루는 습관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가장 강력한 마중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