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한주동안 잘 지내셨나요 ?
지난 주까지만 해도 "추워"를 입에 달고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다녔는데, 요 며칠은 "덥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러다 성큼 여름이 오는 건 아닌지, 머물다 가는 시간이 짧아서 더 아쉬운 봄입니다. 이번 주말, 봄나들이 계획 있으신가요?
내가 새벽 운동하는 진짜 이유 많은 분들이 '시간이 없다'며 운동을 미룹니다. 새벽에 운동하는 저를 보며 부지런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시간이 없어서' 새벽 운동을 선택했습니다. 시간이 충분했다면 결코 선택하지 않았을 시간입니다.
만약 시간이 많아진다면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 않을 수 있을까요?
시간의 '풍요'가 가져온 시간 '낭비' 3년 전, 남편과 아이가 3주 동안 집을 떠나게 되면서 저는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어 두었던 것들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들떴습니다. 유튜브 편집도 배우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해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오랜만에 가져보는 자유 시간에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를 시작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한 번 시작한 드라마는 멈출 줄 몰랐습니다. 퇴근 후엔 냉동 식품을 꺼내 먹으며 밤을 세웠습니다. 다음 편, 또 다음편. 16부작이 끝날 때까지 화면 앞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한번 시작한 시리즈는 다른 드라마로 불이 번져갔습니다. 그렇게 차고 넘치던 시간은 허무하게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시간이 많다고 시간을 잘 쓰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오히려 시간이 없을때 시간을 더 아껴쓰게 된다는 것을 말이죠.
시간 결핍이 가져온 역설 더 이상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은 꺼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새벽 운동을 하고,
틈틈이 걸음 수를 채우고,
주말에는 밀프렙을 해둡니다.
시간의 결핍은 저를 부지런한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돌아보면, 이건 '시간'만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건강의 결핍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저는 한때 건강에 신경 쓰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아직 젊었고, 건강하다고 믿었으니까요. 궤양성 대장염 환자라는 사실보다 "의사"라는 명함이 더 크게 느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10년 동안 환자였음에도 건강하게 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여러차례 재발을 반복했습니다. 마지막 재발에서 주치의 선생님으로부터 신약 치료를 고려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나,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구나.
건강의 결핍,
환자라는 사실을 자각한 이후로
제 삶의 방향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건강할 때의 저는 내 몸을 함부로 쓰던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건강하지 않기 때문에 내 몸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진료실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자주 마주합니다.
투석을 받으면서도 하루 만보를 걷고 산을 오르는 분,
당뇨 진단 이후 삶을 완전히 바꾸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분도 있습니다. 그들에게도, 저에게도 건강의 결핍은
건강을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로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핍의 역설,
삶의 방향을 바꾸다 모든 결핍에는 역설이 있습니다.
결핍은 우선 순위를 분명하게 만들고 곁눈질을 하지 않게 합니다.
시간의 결핍은 시간을 아끼게 만들고,
건강의 결핍은 건강한 삶으로 이끌어줍니다.
지금의 저는
결핍을 없애려고 애쓰기보다
그 결핍을 어디로 쓸지 고민합니다.
시간이 없으면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 선택하고, 건강하지 않다면 좀 더 건강한 선택을 합니다.
결핍이 있다면, 그것을 기준으로 삶의 방향을 다시 설계할 수 있습니다.
💟 오늘의 습관 처방전 결핍은 없애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님의 삶에는 어떤 결핍이 있나요?
시간이 없다면 시간을 어떻게 쓸지, 건강하지 않다면
무엇을 바꿀지 선택해보세요.
오늘의 <습관 처방전>은 어떠셨나요?
- 님 후기 감사합니다.
- 공개 후기 중 일부는 다음 레터에서 소개해요.
- 비공개 후기는 저만 조용히 마음에 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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